대학생 때 하숙집 아주머니와 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남학생 꼬시려고 일부로 문 열어놓고 샤워하는 유의 저속한 여자는 아니었다. 충분히 매력적인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분위기를 풍기던 그녀.
연상의 여인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농익은 페로몬이 나를 자극했다. 그녀가 나를 탐하거나 이상한 눈빛을 보낸 적은 단 한번도 없던 상황임에도 오로지 그녀를 눕히고 싶다는 생각에 시험을 망칠 정도였던 나. 그때의 혈기 왕성함이 지금 돌이켜보면 낯뜨겁기 그지없다. 하루는 각오를 하고, 소파에서 TV를 보는 아주머니 옆에 은근슬쩍 앉았다.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다가 눈이 두 번 마주치고, 나의 낯설도록 강렬한 눈빛에 아주머니가 낌새를 챈 듯할 때, 잽싸게 키스를 했다. 정열적이면서도, 저돌적으로.
반강제적인 행위를 위해서는 가슴보다 클리토리스를 먼저 애무하라는 어느 카사노바의 조언이 떠올랐다. 일단 젖게 만들면 저항은커녕 순종적이 되며, 감정이 이성을 짓눌러버리는 상황이 된다는 것. 기가 막히게도, 그녀를 눕히는 건 대성공이었다. 처음엔 저항하다가도 언제부턴가 오히려 그녀가 간절히 원하는 것 아닌가. 그녀가 나중에 고백한 건, 생애 최고의 전율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 뒤로 그녀는 남편이 늦는 날이면 어김없이 내 방으로 찾아왔다. (30세, 남자, 애널리스트)
눕히면 얘기가 달라지는 남자들이 있다
내가 만난 겉보기엔 최고의 남자 A군. 일류대를 졸업했고, 유능한 억대 연봉자며, 얼굴이 커서 그렇지 꽤 호감형이고, 적당한 키에, 근육까지는 아니지만 넘치지 않는 근육으로 탄력 있는 몸매를 가졌으니 내 이상형에 거의 근접한 남자였다. 약간 소심한 듯하지만 그것이 자상함으로 보이니 성격까지 원만한 모든 게 완벽한 남자. 만나자마자 이 남자와 결혼까지 생각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거기다 성급하게 시도하지 않는 그의 신중한 태도를 보고 나를 진정으로 아껴주는 젠틀남이라고 믿어버렸다.
그를 확실하게 내 남자로 만들고 싶었던 나는 먼저 여행을 제안했다. 만난 지 3개월 만의 일. 당황한 기색이 보이는 듯했지만 우린 콘도를 잡고 1박 2일 여행길에 올랐다. 분위기 무르익은 그날 밤. 품위 있는 신사다운 그가 행여 놀랄까 봐 저품격의 저돌적인 유혹은 차마 하지는 못했으나, 어쨌거나 그를 눕히는 데 성공했다. 내가 리드해야 따라오는 그에게 슬슬 짜증났지만, 그 정도는 용서할 수 있었다. 20여 분간의 전희가 끝났는데도 그가 삽입할 생각을 하지 않아 내가 그의 페니스를 움켜쥐고 삽입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런! 바로 사정을 해버리는 게 아닌가. 옥문의 초입에 겨우 닿았을 뿐인데. 정말, 세상에 완벽한 남자 없다더니, 그의 단점은 이거구나 싶었다. 하지만 단점치고는 너무 치명적인 것 아닌가. 나도 모르게 짜증을 부리고 말았다. 그랬더니 이 남자 본색인지, 아니면 자존심이 상했는지 말수까지 적어졌다.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그의 삐침은 참을 수가 없었다. 컨트롤 안 되는 신체 부위를 가진 것 외에는 모든 게 완벽한 그 남자, 아직 솔로라더라. (27세, 여자, 홍보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