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라. 광화문 네거리 한복판에서 그녀에게 키스하자고 한다면 가끔씩은 좋아하는 여자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뺨 맞기 십상이다. 키스에도 때와 장소를 가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언제, 어디서 하는 것이 좋을까란 고민은 하지 마라. 분위기만 잘 파악하면 절간에서도 새우젓을 얻어먹는다지 않는가. 여자가 안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찾아라.
1. 엘리베이터 안의 기습 키스
그냥 있자니 머쓱하고 뭔가를 하자니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이럴 때는 신속한 결단이 필요하다. 몇 층에서 문이 열릴지 아무도 모르는 스릴 만점의 상황에서 하는 기습 키스를 시도하자. 당황하겠지만 상대방도 어찌 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놀라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누군가 들어온다면 엄청 더 쪽팔릴 일이니까. 왜, 영화나 드라마에서 종종 보지 않았는가? 엘리베이터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바로 그 몇 초간이 당신을 환상 속으로 데려가 줄 것이다
2. 놀이동산에서의 들뜬 키스
동심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고 한 편으로는 경계심을 풀어준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놀이동산은 최적의 장소다. 놀이동산엘 가면 분명 둘만이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있다. 예를 든다면 롯데월드의 월드카 같은 것 말이다. 엄청 줄이 늘어서 있어도 그걸 꼭 타라. 밖에서는 흥겨운 음악, 적당히 소란스러운 아이들의 웃음, 그리고 그 안에는 우리 둘만 있다. 그 낭만적인 기회를 십분 활용하라. 엘리베이터보다 스릴은 없지만 좀 더 오래, 좀 더 찐하게 달콤함을 즐길 수 있다.
3. 밤골목에서의 무드 키스
우리의 언니, 오빠, 삼촌은 물론 엄마 아빠까지 90% 이상이 첫 키스를 행한 곳. 그 곳에선 왠지 키스를 해야 할 것 같다는 강박관념까지 드는 곳이다. 남들이 하면 나도 하는 게 한국인 아닌가? 적당히 헤어짐의 아쉬움도 남고 데이트의 즐거움도 묻어있는 그 때쯤 터프하게 밀어 부쳐라. 어디로? 벽으로, 빛나는 전봇대 아래로! 흐릿한 가로등불 아래서 나눈 그녀와의 키스는 두고 두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밤이 늦을수록 안개라도 자욱 낀 날이면 무드지수는 300%.
4. 교외에서의 프레쉬 키스
평일엔 용인 호암미술관, 남산식물원, 서울대공원 동물원 같은 곳엘 가라. 물론 드라이브 후에 내린 호수나 강가, 숲속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사람도 없고, 자연 속에 파묻힌 낭만이 둘 사이의 만남을 되돌아보게 한다. 물론 분위기, 마인드 모두 플러스상태!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교제에 대한 만족감을 한층 고조시켜 주는 곳. 기분 좋은 바람 한 자락 불어올 때, 예쁜 새소리 한 조각 들려올 때 머리를 쓰다듬듯 부드럽게 다가가라. 마치 귀속말을 하듯 은근하게! 이 보다 더 신선하게 느껴지는 키스의 맛이 있을까?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 그리고 코에 스며드는 그녀만의 향기. 생각만 해도 아찔해진다.
5. 차안에서의 위험한(?) 키스
자동차는 여자에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하면서 쉽게 그녀와 단둘이 있을 수 있는 좋은 공간이다. 그리고 어디로든지 옮아갈 수 있기 때문에 분위기 잡기엔 최고다. 밤이든 낮이든 원하는 곳 원하는 시간에 그녀와 함께 음악도 듣고 음료도 마시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다 하고 나면 할거라곤 키스밖에 없다. 앞에서 습득한 키스 테크닉을 부려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잘못해서 뺨 맞고 헤어지느냐 아니면 잘해서 즉석파티로 넘어가느냐 하는 것은 이제 전적으로 당신의 몫이다.
여자에게 있어 입술을 허락하는 것은 곧 순결을 허락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어떤 이들은 키스테크닉으로 섹스테크닉을 판단하기도 하고 키스궁합으로 속 궁합을 가늠해보기도 한다. 이렇게 중요하다는 키스를 키스에다가 아쉽다는 듯한 시선을 덧붙이면서 이 순간이 영원할 것이라는 암시를 상대에게 준다거나, 혹은 위의 간단한 키스 사이에 손가락으로 상대방의 입술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면, 둘이 나누던 가벼운 인사치례의 키스가 갑자기 성적욕구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