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괴로워!’라는 영화에서 한나(김아중 분)는 미녀가수 아미 뒤에서 대신 노래를 불러주는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이다. 또 생계를 위해서 밤에는 ‘폰 섹스 알바’를 한다. 익명의 남성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성적인 응대를 해 주고 대가를 받는 아르바이트다. 수술비가 없었던 한나가 성형수술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의사가 한나의 폰 섹스 고객이었기 때문이다. 통화 내용에 성적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면 모두 폰 섹스로 볼 수 있지만, ‘폰 섹스’ 하면 대개는 유료로 통화하는 성적인 서비스를 말한다.
폰 섹스에서 전화를 거는 사람의 99%가 남성이고 응답자는 거의 여성이다. 전화를 거는 쪽이 대부분 남성인 것은 남성의 성 심리 때문이다. 남성은 배우자가 아닌 다른 여성에게도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낯선 여성에게 바로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다가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가슴속에 자기만의 은밀한 상상을 묻어두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묻어둔 상상을 표출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데, 이때 알고 있는 가까운 사람보다는 자신과 상관없는 미지의 여성에게 욕구를 표현하는 것을 더 편하게 느낀다. 폰 섹스는 익명성을 보장해 주고 성적인 제약에서 벗어나게 해 주기 때문에 남성들의 이런 욕구와 맞아떨어지므로 쉽게 접근하게 된다.
사회에서 바라보는 폰 섹스는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변태성향의 남자들, 혹은 성중독자들이나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심각한 조루나 심인성 발기장애를 가진 남성의 경우 폰 섹스는 그동안 쌓였던 성적 욕구를 해소시켜 줄 뿐만 아니라 실패의 두려움 없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부인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해 윤락녀를 찾는 남성의 경우에도 폰 섹스는 성병이나 이혼의 위험 없이 성생활의 활력을 찾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폰 섹스의 가장 큰 장점은 강한 성적환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상은 자신의 성적 활력을 배가시키고 배우자와 함께하는 섹스에도 성적 흥분을 증가시켜 도움이 된다. 특히 노화현상에 의해 성기능이 예전과 같지 않은 노인들은 자신감을 잃은 채 쉽게 성생활을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폰 섹스는 강한 성적환상을 불러 일으켜 잃었던 성생활의 활력을 되찾아 주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젊고 건강한 남성이 폰 섹스를 한다면 부부생활이나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폰 섹스’ 하는 남편을 이해하고 좋게 봐줄 아내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들킨 남편은 한동안 돌아누운 아내의 등만 바라보고 자야 할 것이다. 또 들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껏 부푼 성적환상을 현실에서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폰 섹스에 점점 맛들여 중독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폰 섹스를 하는 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과 배우자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인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끊어야 할 것이고 도움이 된다면 적정선에서 조절해야 할 것이다.